경쟁력 높은 원료약 사업 선택… 이니스티에스티 IPO 진행 중
정부 제네릭 억제 정책에 치열한 경쟁 등 미래 환경 어둡게 본듯

원료의약품 제조·생산·판매부터 완제의약품 제조·생산·판매까지 아울렀던 바카라 총판그룹(대표 김국현)은 왜 만 6년만에 완제의약품 계열사 바카라 총판바이오제약을 매각했을까.

(사진출처=바카라 총판그룹 웹 사이트)
(사진출처=바카라 총판그룹 웹 사이트)

추정되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원료의약품 사업이 모태인 바카라 총판그룹이 미래 성장 축으로 완제의약품 부문 대신 원료의약품 부문인 바카라 총판에스티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바카라 총판바이오제약의 리스크를 덜어내면서도 점찍은바카라 총판에스티에게 성장 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김국현 대표가 매각을 단행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제약바이오 투자업계 관계자는 "원료의약품의 개발, 제조와 단순 제네릭 영업·마케팅 사업의 수익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격차가 클 것"이라며 "김국현 대표가 매각을 결정한 것은 원료 개발, 제조에 주력하는 이니스티에스티의 재무상태를 탄탄하게 만들어 상장 가능성을 높이고, 상장후 원료 산업에 집중하기 위한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카라 총판그룹은 바카라 총판에스티의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난 달 14일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10월 말 상장 목표로 주관사를 미래에셋대우로 선정, 승인 이후 공모 전략을 세우고 있다. 공모 예정 주식수는 신주 130만5207주로 잠정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이니스티에스티의 상장(IPO)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바카라 총판바이오제약을 매각해 이니스티에스티의 가치를 높이려 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제네릭 완제의약품 비즈니스 모델인 바카라 총판바이오제약의 경우 성장세가 둔한데다 리베이트 이슈에 취약해 이니스티에스티 상장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바카라 총판바이오제약 10년간 영업실적 (사업보고서, 히트뉴스 재정리)
바카라 총판바이오제약 10년간 영업실적 (사업보고서, 히트뉴스 재정리)

실제 2014년 제이알피를 인수하며 완제의약품 사업에 야심차게 뛰어든 바카라 총판그룹은 당초 계획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바카라 총판바이오제약의 작년 매출은 626억원으로 외형상 최근 3년간 31% 성장했으나 작년 영업이익은 24억원에 그쳤다. 반면 바카라 총판에스티는 작년 매출 683억원에 영업이익 79억원, 순이익 62억원을 남겼다.

바카라 총판
바카라 총판에스티 10년간 영업실적 (사업보고서, 히트뉴스 재정리)

바카라 총판그룹은 완제 제네릭의약품 비즈니스를 어둡게 전망한 것으로 보인다. 제네릭시장에서 경쟁자들이 많은데다, 정부의 제네릭 난립 억제 정책 등 긍정적 요인을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개발역량에 기반한 위탁생동과 위탁생산은 물론 영업적 측면에서 비교우위를 만들어 나가기가 해마다 힘겨워 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카라 총판바이오제약은 2009~2012년 제이알피 시절 불법 리베이트 혐의를 인계받은 48품목 약가인하 처분을 받아 대법원에서 소송을 진행하고 올해 1분기 리베이트 의혹을 받아 곤란을 겪은 것도 완제의약품 사업 포기의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카라 총판바이오제약은 한미약품처럼 규모 있는 완제의약품 회사를 원료 공급선으로 둔 덕분에 같은 원료를 쓰는 타미플루 제네릭, 무코스타 제네릭, 시알리스 제네릭을 제조 판매해 왔지만 영업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알짜 품목을 키워내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라라올라, 이니포텐 처럼 색깔있는 일반의약품을 론칭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제약업계 원로인사는"향후 완제제네릭 사업의 승산이 적다고 판단, 매각했고 원료 사업에 집중하자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사업가로서 당연한 판단"이라고 봤다.

2014년 원료 약 사업만 주력하던 동우약품(현 바카라 총판에스티)이 당시 제이알피(구 진로제약, 현 바카라 총판바이오제약)를 인수한 목적은 "원료의약품 기업이 가진 한계점을 극복하고 원료 및 완제 회사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시너지"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

2020년 다시 매각에 나섰으니 시너지 모색이라는 당초 목표 달성은 성공적이지 못했지만 투자의 관점에서라면 150억원에 인수해 609억원에 매각했으니 성공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룹은 올해 초부터 바카라 총판바이오제약 매각을 타진해 모 중견 제약사와 비보존이 경합했으나 최종적으로 비보존이 인수하게 됐다.

비보존(대표이사 이두현) 루미마이크로와 바카라 총판그룹(대표 김국현)은 23일 바카라 총판바이오제약 지분 89.6%의 양수·도 계약을 체결, 오는 29일 양수·도한다. 주식 225만2828주, 609억 원 규모로 김국현 회장 외 52명이 지분을 소유했었다. 그룹은 바카라 총판바이오제약 직원들이 자사주식을 취득, 보유하는 '우리사주조합' 이외 모든 지분을 넘겼다.

그룹은 바카라 총판바이오제약 매각 후 바카라 총판팜과 바카라 총판에스티만 안고 연내 경기 용인 본사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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