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규모 3억5000만달러… 올해 중순경 인수 작업 마무리 전망
슬롯 머신 일러스트, 재작년부터 재정난 겪어… 고위 임원 떠나고 상장폐지 통보도
로슈, 현장슬롯 머신 일러스트 제품군 플랫폼화 꾀하는 것으로 추측돼
로슈(Roche)는 지난달 말 영국 소재 루미라Dx(LumiraDxㆍ이하 루미라)의 현장슬롯 머신 일러스트(Point of Care) 기술 플랫폼 사업부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총 3억5000만달러(약 4600억원)다. 2억9500만달러는 계약 체결과 함께 지급되며, 나머지 5500만달러는 인수계약 체결 전까지 루미라의 현장슬롯 머신 일러스트 사업부 운영에 쓰일 예정이다.
이번에 로슈에 인수되는 루미라의 사업부는 별도의 검사실 방문 없이 환자가 있는 장소에서 검체 채취 및 분석이 이뤄지도록 하는 현장슬롯 머신 일러스트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혈액 및 비강 분비물 등 검체를 채취하는 미세유체공학(Microfluidics) 기반 칩과 검체 분석 전용 기기로 구성됐다. 상용화된 분석 가능 분야는 △심혈관 △혈액응고 △당뇨 △염증 △호흡기계(코로나19) 등 5개다.
루미라가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재작년부터 이어져 온 자금난이 자리하고 있다. 루미라는 지난 2020년부터 SARS-CoV-2(코로나19 바이러스) 슬롯 머신 일러스트사업을 통해 급격한 성장을 이루며, 다른 슬롯 머신 일러스트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시킨 바 있다. 그러나 작년을 기해 시작된 코로나19의 엔데믹화에 따른 슬롯 머신 일러스트 수요 감소로 매출이 급감했다. 2022년 기준 루미라의 연간매출은 2억5450만달러(약 3300억원)로, 2021년 매출 4억2140만달러(약 5500억원) 대비 약 40% 감소했다.
이러한 매출 감소의 여파로 루미라는 올해 초 인력 감축을 발표하며 정규직ㆍ파트타임ㆍ계약직을 포함해 약 40%의 인원을 감원 대상으로 분류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생산됐던 슬롯 머신 일러스트기기 재고와 증설됐던 생산시설은 손상차손으로 이어져, 그 규모는 2022년 4분기에만 9600만달러(약 1300억원)에 이르기도 했다. 부채 규모도 상당한 수준으로, 2023년 6월 기준 약 4억달러(약 5200억원)에 달한다.
이어 고위 임원들도 줄지어 퇴임 의사를 밝혔다. 작년 11월에는 론 즈완지거(Ron Zwanziger) 대표, 데이비드 스콧(David Scott) 최고기술책임자(CTO), 제리 맥칼리어(Jerry McAleer) 최고과학책임자(CSO)가 회사를 떠났다. 회사주가는 작년 3월부터 1달러 미만으로 떨어져, 상당 기간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작년 10월에 나스닥(NASDAQ) 상장폐지 통보를 수령하기도 했다.
이번 인수계약은 현금성 자산 마련이 시급한 루미라와 현장슬롯 머신 일러스트 사업을 확충하려는 로슈에게 있어 '윈-윈(Win-Win)'을 이룰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로슈가 보유한 36종의 현장슬롯 머신 일러스트 제품들이 대부분 별개의 브랜드와 제품군으로 파편화돼 있다는 점과 루미라의 현장슬롯 머신 일러스트 플랫폼이 다양한 슬롯 머신 일러스트 분야를 하나의 플랫폼에 일원화시켰다는 특징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로슈는 이번 인수를 통해 개별 현장슬롯 머신 일러스트 시험들을 통일된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작업을 계획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루미라 사업부 인수 절차는 올해 중순경 마무리될 계획이며, 절차 완료 후 해당 사업부는 로슈슬롯 머신 일러스트(Roche Diagnostics)으로 편입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