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상서 출혈 부작용 대폭 감소…Factor XI/XIa 이중 억제로 주목
특허 만료·가격 압박 속 바카라 메이저, 차세대 항응고제로 승부수
노바티스(Novartis)가 매각했던 항응고제 후보물질 바카라 메이저(Abelacimab)을 다시 사들이며 Factor XI 저해제 개발 경쟁에 합류했다. 노바티스는 한때 포기했던 신약 후보물질을 다시 확보하며, 자사의 핵심 전략 분야 중 하나인 심혈관 치료제 포트폴리오 강화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바카라 메이저는 안토스 테라퓨틱스(Anthos Therapeutics)를 계약금(upfront payment) 9억25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인수하며, 향후 임상 및 상업적 마일스톤 충족 시 최대 21억5000만달러(약 3조원)까지 지급할 계획이라고 11일(유럽 현지시각) 밝혔다. 총 30억7500만달러(약 4조5000억원)의 규모의 이번 인수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올해 상반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팔았던 바카라 메이저리시맙, 2상서 여러 가능성 보여
바카라 메이저은 원래 노바티스 연구소에서 개발된 항응고제 후보물질로, 초기에는 'MAA868'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렸다. 하지만 2019년 노바티스는 해당 물질의 개발을 중단하고, 해당 자산의 글로벌 권리를 블랙스톤(Blackstone Life Sciences)과 공동 설립한 안토스에 매각했다. 당시 안토스는 블랙스톤으로부터 2억5000만달러(약 3300억원)의 초기 자금을 조달받아 출범했다.
안토스에 따르면, 바카라 메이저은 Factor XI의 촉매 도메인(catalytic domain)에 결합하여 이를 비활성 상태로 고정시키는 항체로, 활성화된 Factor XI(XIa)까지 억제하는 이중 작용 기전(dual mechanism of action)을 갖고 있다.
지난 2023년 9월, 안토스는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AF)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AZALEA-TIMI 71' 임상 2상에서 바카라 메이저이 기존 블록버스터 항응고제인 '자렐토(Xarelto,rivaroxaban)' 대비 출혈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를 보이며 연구를 조기 종료했다.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가 출혈 감소 효과가 기대치를 크게 초과했다는 이유로 조기 종료를 권고한 것이다.
해당 연구는 바카라 메이저과 기존 항응고제인 리바록사반을 비교해 출혈 발생률을 평가하는 연구로, 치료 효능보다는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춘 시험이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강력한 안전성 데이터가 나오면서, Factor XI 저해제가 DOAC(Direct-acting Oral Anticoagulant) 계열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항응고제로서의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입증했다.
자렐토는 바이엘(Bayer)과 얀센(Janssen)이 공동개발한 Factor Xa 저해제로, 현재 BMS와 화이자(Pfizer)의 '엘리퀴스(Eliquis,apixaban)'와 함께 DOAC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대표적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그러나 DOAC 계열은 뇌졸중 및 혈전 예방 효과가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혈 부작용이 여전히 주요 문제로 남아 있다.
바카라 메이저의 임상 2상 연구는 최근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게재되었으며, 해당 논문은 바카라 메이저이 심방세동 환자에서 리바록사반 대비 출혈 위험을 유의미하게 줄이면서도 항응고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¹.
논문에 따르면, 바카라 메이저 150mg과 90mg 투여군은 각각 99% 및 97%의 Factor XI 활성 억제율을 기록했으며, 이 효과는 투여 간격 동안 지속됐다. 출혈 발생률은 150mg 투여군에서 62% 감소, 90mg 투여군에서 69% 감소해, 바카라 메이저이 기존 DOAC 대비 출혈 위험을 현저히 줄이는 강력한 효과를 보였다.

임상 2상 이후 안토스는 바카라 메이저의 효능을 본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심방세동 및 암 관련 혈전증(VTE)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3건의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인수를 통해 3상 연구의 마무리 책임은 노바티스로 이전됐으며, 향후 상업화도 노바티스가 주도하게 됐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 연구는'LILAC-TIMI 76(AF 환자 대상)', 'ASTER(암 관련 혈전증 환자 대상)', 'MAGNOLIA(소화기·비뇨기암 관련 혈전증 환자 대상)'등으로, 2026년 하반기에 주요 데이터 발표가 예상되어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바카라 메이저는 3상을 직접 마무리하고 상업화를 주도할 계획이다.
특허 만료 앞둔 바카라 메이저, Factor XI 저해제로 항응고제 시장 노려
노바티스가 바카라 메이저을 다시 사들인 배경에는 심혈관 치료제 시장의 변화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노바티스의 주요 심혈관 치료제인 '엔트레스토(Entresto)'는 올해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미국 메디케어(Medicare) 약가 협상 대상으로 선정되어 2026년부터 가격 인하 압박을 받을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카라 메이저가 Factor XI 저해제를 확보한 것은 심혈관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엔트레스토 특허 만료로 인한 매출 감소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현재 자렐토와 엘리퀴스와 같은 DOAC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곧 제네릭 경쟁에 직면할 예정인 상황으로, 새로운 기전의 항응고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Factor XI 저해제는 DOAC과 비교해 출혈 위험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차세대 항응고제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Factor XI 저해제 계열이 아직까지 3상에서 확실한 성공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바이엘의 Factor XIa 억제제 '아순덱시안(Asundexian)'은 지난 2023년 엘리퀴스 대비 유의미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 임상 조기중단 권고를 받았다. 이 사례는 Factor XI 저해제의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며, 바카라 메이저 역시 3상에서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확실히 증명해야 한다는 도전을 안고 있다.
그러나 바카라 메이저은 Factor XI뿐만 아니라 Factor XIa까지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작용 기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임상 2상에서 압도적인 출혈 감소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이러한 차별점이 임상 3상에서도 이어진다면, 기존 DOAC을 대체할 차세대 항응고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을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문헌
1. Christian T. Ruff et al. Abelacimab versus Rivaroxaban in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 N Engl J Med.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