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
AZ, 품목 허가취소 앞두고 적응증 허여에 PVA 협상

출시 이후 살 빠지는 당뇨약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SGLT-2 억제제 계열 바카라 사이트. 지난 10년간 심부전, 신부전 적응증도 추가하면서 승승장구했지만, 특허기간이 끝나자 약가가 인하됐고 소송을 했다. 약가를 지켜낼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자 결국에는 제품 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 다이나믹한 아스트라제네카 바카라 사이트의 국내 철수 행보가 여러가지 의미에서 기억될 것 같다.
① 바카라 사이트를 지키기 위한 과감한 철수 결정
바카라 사이트10mg는 SGLT-2 억제제 계열 중 가장 먼저 국내 출시한 후 급여등재된 약제다. 2014년 출시 후 줄곧 SGLT-2억제제 계열 시장에서는 매출 1위를 수성했다. 지난 10년간, 같은 계열이지만 다른 성분의 '자디앙(성분 엠파글리플로진)', '슈글렛(성분 이프라글리플로진)', '스테글라트로(성분 얼투글리플로진)' 등이 잇따라 경쟁에 뛰어들어도 굳건했던 바카라 사이트였지만 제네릭 출시는 버티지 못했다. 처방 경쟁에 자신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약가 인하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현행 약가제도에 따르면 바카라 사이트는 작년 4월 7일 특허만료 이후 후발약들의 급여등재로 5월부터는 상한금액이 734원에서 514원(53.55%의 70% 가산)으로 인하돼야 한다. 그리고 1년 후 가산 종료로 393원(53.55%)까지 조정되는 것이 수순이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상한금액 인하 고시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에서 이를 인용하면서 현재까지 734원의 상한금액을 유지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당뇨병뿐 아니라 만성심부전, 만성신부전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제네릭은 오리지널의 임상적 가치와 편익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해당 입장이 '약가유지'로 이어지기는 사실상 힘들었다. 결국 글로벌 본사는 바카라 사이트의 한국 철수를 결정했다.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약물의 철수를 결정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업계에 충격을 줬다. 그리고 글로벌 제약사들은 '언제 나의 일이 될지 모른다'라는 불안도 느꼈을 것이다.
② 다파엔에 심부전 · 신부전 적응증 허여...'창조경제'
아스트라제네카는 바카라 사이트 영업관련 대웅제약과의 파트너십을 정리하고 HK이노엔 손을 잡았다. 대웅제약에서 SGLT-2억제제 국산 신약 '엔블로'를 개발 및 출시하면서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었던 찰라, 계약기간이 끝나면서 파트너사를 교체한 것이다. HK이노엔은 바카라 사이트와 메트포르민 복합제 '직듀오', 또다른 복합제 '시다프비아(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를 공동판매하기로 했고 더불어 바카라 사이트의 재고 소진 전까지 유통을 책임지기로 했다. 그러나 단순 유통이 아닌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HK이노엔 '다파엔'에 바카라 사이트 임상자료를 허여하기로 했다. 국내 만성심부전과 만성신장병 환자의 안정적인 치료환경 조성하려는 결정이다. HK이노엔의 다파엔은 지난 25일자로 제2형 당뇨병 치료에 더해 만성심부전·만성신장병의 효능·효과까지 확대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를 두고 지식과 정보를 이용한 창조적인 경제활동(창조경제)이라고도 한다. PMS와 특허가 남았지만 국내 철수하는 오리지널의 임상자료를 허여받을 수 없는지 살펴보겠다는 회사도 보인다. 다만, 바카라 사이트와 같은 사례는 앞서 말한 것처럼 이례적인 케이스고, 오리지널리티를 쉽게 넘겨주려는 글로벌 제약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바카라 사이트 사례가 응용 및 활용될 수는 있지 않을까.
③ 그래서, 바카라 사이트 약가는 끝까지 유지되는 거야?
만성 심부전과 신부전 적응증도 허여해 줬고, 제품 수입도 중단해 재고만 판매하고 있으니 아스트라제네카에게는 품목허가 취소가 남았다. 하지만 사용량-약가연동 협상이 바카라 사이트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 번의 사용량 약가연동 협상이 결렬됐지만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필요성이 인정되면서 현재 재협상을 진행 중이다. 기한은 재협상 명령 익일부터 30일간으로 6월부터 약가가 인하되는 일정이다. 하지만 허가가 취소되면 품목이 없어지고 급여목록에서도 사라진다. 사용량 약가연동으로 인한 약가 인하가 무의미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재고 소진 시까지 급여청구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복지부는 의료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6개월 급여청구 기간을 뒀었다. 해당 기간동안 약가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국내 철수까지 결정하면서 받아들이지 못한 약가인하인 만큼, 환급을 하더라도 현재의 상한금액을 지키겠다는 아스트라제네카 전략이 계획대로 가능할지 마지막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