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기관 외 비대면 방식으로 시공간 제약 ↓
"용어 구분 불가·의료 규정 대립 등으로 실질적 도입 어려워"

코로나19 이후 미국·호주·캐나다 등 여러 국가에서 '분산형 슬롯 사이트(DCT)'이 활성화되면서 2027년 DCT의 시장 규모가 약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슬롯 사이트의 전반적인 규제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유됐다.
유경상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임상약리학 교수가 발간한 '분산형 슬롯 사이트 규제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DCT는 전체 혹은 일부 슬롯 사이트 절차가 슬롯 사이트 실시기관 외에서 진행되는 형태의 슬롯 사이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병원 봉쇄로, 임상 수탁기관과 시험기관 등의 슬롯 사이트 중단 현상이 발생하면서 대상자가 의료기관에 방문하지 않고,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서 참여하는 DCT 기술 도입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돼 시공간의 제약 없이 슬롯 사이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DCT의 주요 기술로는 △전자적 장비를 활용해 슬롯 사이트에 필요한 동의를 취득하는 원격 전자동의 △환자의 이동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상자 인근의 의료기관이나 검사실에서 슬롯 사이트 절차 수행 △의료진이 환자의 자택을 방문해 측정·채혈·검체 수집·검사 등을 수집하는 가정방문 △원격으로 대상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의약품이나 필요한 물품을 배송하는 원격방문 및 환자 직배송 등이 있다.
국내에서도 유한양행이 알레르기 신약 후보 물질 임상 1상 시험에서 전자설문지를 이용하고,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DTx)인 '웰트아이(WELT-I)'에 비대면 슬롯 사이트을 적용하는 등 DCT를 활용하고 있다. 다만, 적극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슬롯 사이트과 맞닿아 있는 의료법, 약사법 등 전반적인 의료 규정에 관한 논의와 국제 가이드라인에 맞춰 국내 도입 기반을 구축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유경상 교수는 "의료법에서 규정하는 의료행위인 '가정간호'와 DCT 기술 요소 중 하나인 '가정방문'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가정간호는 입원환자 중 담당 의사가 가정에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환자에게 조기 퇴원을 유도하고, 가정전문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가정간호사가 환자의 집을 방문해 의사의 처방에 따라 △기본 간호 △건강 상담 △자가 처치법 훈련 등을 제공하는 제도다. 가정방문은 의료진이 거동이 어렵거나 슬롯 사이트 실시기관과 먼 곳에 거주하는 환자의 집을 방문해 채혈 및 검체 수집 등을 진행하는 행위다.
다만, 두 용어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아 가정방문 범위와 가정전문간호사 자격 요건 등 DCT에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 실질적인 도입이 어렵다는 게 유 교수의 설명이다.
유 교수는 "슬롯 사이트의 가정방문이 의료법상의 가정간호에 해당하는지, 별개의 행위로 볼 것인지에 관한 논의와 가정방문에 필요한 자격 요건의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 외에도 의료기관 내 의료행위 수행 규정(의료법 제33조)과 의약품 판매에 대한 규정(약사법 제50조) 등이 DCT 기술 요소와 관련돼 제도적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CT의 국내 활용을 위해서 정부는 의료행위와 연구 행위 구분 및 슬롯 사이트 실시기관 지정제를 통해 국내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기업들은 정부 정책 제안 및 논의 참여와 연구 인력 이해도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을 진행하는 등 상호 노력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